“35년 전 떠나버린 아들”을 별세 직전에 다시 만난 송해 선생님의 기적 같으면서도, 안타까운 사연

故송해 선생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민 MC로 활약하신 분이십니다.
‘전국 노래자랑’ 이라는 각 지역의 국민들과 소통하고 즐기시면서 대중들의 마음속의 고향처럼 참 포근하고 좋은 분이셨습니다.

그런 송해 선생님께서는 95세까지도 연로 하신 몸을 이끌고 전국 노래자랑의 MC를 계속 진행해오시다 작년에 세상을 떠나시면서 많은 사람들이 송해 선생님이 떠난 것을 아쉬워하며 추모하였습니다.

이런 송해 선생님은 항상 그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너무나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자신보다 아들을 먼저 안타까운 사고로 떠나보내셨는데 이 이야기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한 가지가 더 있다고 합니다.

슬하에 1남 2녀의 자식을 두고 있었던 송해 선생님은 그중에서도 아들이 유독 오토바이를 좋아했었다고 합니다.

매번 부모님께 오토바이를 사달라고 부탁을하며 졸랐지만 어느 부모들이나 그러하듯이 오토바이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송해 선생님은 쉽게 아들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셨지만, 아들의 계속된 간곡한 부탁과 매달림에 이기지 못한 아내분이 몰래 오토바이를 사주시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오토바이를 갖게 된 아들은 한남대교에서 주행을 하다 큰 교통사고를 당했고 응급실로 곧장 실려가고 아들의 사고 소식 연락을 받은 송해 선생님도 급하게 응급실로 달려 갔었다고 합니다.

수술실에 실려가던 아들이 뒤따라온 아버지 송해 선생님을 발견하고서는 “아버지 살려주세요”라고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 했는데 이런 아들을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던 송해 선생님의 심정은 타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고 합니다.

곧이어 수술실로 향했던 아들은 여섯 시간에 걸친 대 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과 가족을 남겨 둔채 먼저 세상을 떠나고야 말았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을 누가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당시 아들을 갑작스럽게 하늘로 보내게 된 송해 선생님은 자신의 목숨까지 끊으려고 생각 했을 정도로 절망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을 한 평생 품고 살아온 송해 선생님이 정말 뜻하지 않게 35년 만에 아들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지난해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인 ‘송해 1927’의 제작에 참여하던 중 자신에 대한 기록들을 영화 준비를 위해서 정리하던 중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발견하게 되고, 테이프의 내용을 확인한 결과 35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가수를 꿈꾸던 아름다운 청년이었던 아들이 남긴 자작곡 테이프였습니다.

가수를 희망했던 아들의 꿈을 일부 연예인 부모들이 그렇듯이 자식들이 쉽지 않은 길인 속된 말로 ‘딴따라’의 인생을 살게 되지 않기를 바랬고 아들의 꿈을 매우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였을까 아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노래들을 아버지 몰래 혼자 녹음하면서 따로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립고도 그리운 아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자작곡 테이프는 당시 아버지의 자료 정리를 함께 도와주던 송해 선생님의 딸이 먼저 발견해 아버지에게 건네 주었다고 하는데, 상상도 하지 못했던 아들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된 송해 선생님은 테이프 속의 아들 목소리가 흘러 나올 때 그 심정은 대체 어떠했을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거 같습니다.

35년 동안 고이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아들과의 생각지도 못한 갑작스런 조우. 그리고 아들의 못다 피운 채로 저물어 버린 꿈을 많이 늦었지만 아버지가 대신 이루어주기 위해서 아들의 자작 곡을 아버지가 송해가 직접 불러 <송해 1927> 영화의 주제 곡으로 선정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려 노력하였습니다.

아들을 가슴으로 사랑했던 송해 선생님과 그 아들의 사연속에는 또 다른 사실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교통사고는 아들이 낸 사고가 아닌 뺑소니 사고였던 것인데, 당시 사고의 가해자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할 수 있을 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해 선생님에게는 마치 원수와 다름없을 뺑소니 사고의 가해자와 직접 마주 할 기회가 있었고 그 가해자는 트럭 운전을 생업으로 삼으며 생활하는 트럭 운전사였습니다.

가해자와 마주한 송해 선생님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며 그를 용서하셨다고 이야기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말처럼 내 아들을 죽게 만든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송해 선생님이 참 대단하신
분인 것 같다는 말 말고는 달리 표현할 말을 찾을 수가 없을 거 같습니다.

아마도 전국을 누비고 다니시며 힘들지만 열심히 사는 서민들의 모습을 두루 봐온 탓인지 가해자의 모습에서 그동안 만났던 많은 이들이 떠올라 용서하고자 마음을 먹으셨던 것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 해봅니다.

이제는 아들과 같은 곳에서 별이 되어 빛나고 계실 송해 선생님 그곳에서 부디 사무치게 그리웠던 아드님과 행복한 두 번째 시간을 보내시길 마음속으로 바래봅니다.